EU 패스트패션 산업 규제 발 맞춰 오염 유발 ‘미세섬유’ 줄이기 분주 “국제 추세 맞춰 친환경 경영 강화”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패션 분야의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성장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섬유패션업계가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세섬유 줄이기’에 분주하다. 올해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는 패스트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를 시사하면서다. 한국 기업들도 세계 시장 변화에 맞춰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고 재고를 감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최근 섬유패션업계는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식물성 원사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13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약 35%는 세탁 과정에서 나온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배출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섬유패션업계가 식물성 원사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랜드 SPA(기획, 생산, 유통을 모두 맡아 비교적 싼 가격에 상대적 질 좋은 의류) 브랜드 스파오는 친환경 면화와 폐기되는 섬유 부산물로 만든 데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데님 판매량은 2019년 3000장에서 지난해 20만장으로 급증했다. 스파오는 내년까지 100% 친환경 소재로 만든 데님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는 2025년까지 판매하는 의류의 70% 이상을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한다. 친환경 원단, 재활용 부자재, 재고 원단 등의 사용을 늘릴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면화 생산을 위해 아프리카 농부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국제 표준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CmiA)의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관련 제품 100여종을 출시했다.
SPA브랜드 탑텐도 친환경 소재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유기농 티셔츠, 옥수수 원재료를 사용한 에코쿨링 티셔츠 등을 늘리기로 했다. 침구업체 이브자리의 수면환경연구소는 면, 한지 등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편백나무 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 브랜드 케어텍스를 2019년에 선보였다. 제품 적용을 꾸준히 늘려 올해 가을·겨울 신제품의 90%를 케어텍스 원단으로 만들었다. 호텔업계에서도 연속 숙박 시 매일 침구를 세탁하지 않는 그린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옷 폐기물을 줄이는 것도 미세플라스틱 배출 저감 방법으로 쓰인다. 현재 전 세계 옷 생산량은 약 1000억벌에 이르고, 이 가운데 330억벌은 버려지는 거로 추산된다. 그래서 폐의류를 활용해 다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코오롱FnC 브랜드 ‘래코드’는 재고 의류를 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든다. 래코드는 코오롱FnC 브랜드들의 3년 치 재고를 재료로 사용해 새 디자인의 의류로 탈바꿈해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탄소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폐기될 재고의류를 인테리어 마감재로 바꾸고, 이 마감재를 오프라인 매장에 일부 적용하고 있다.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섬유 사용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자원순환 활성화에 기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친환경 정책”이라며 “업계 전체가 세계적 추세에 맞추면서 친환경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